 | 여행의 즐거움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먹거리다. 봄 바람에 실려오는 3월 바다의 짠내음이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코 끝을 기분 좋게 자극하는 자연의 맛과 향기를 따라, 황토골 전남 무안으로 떠나보자.
■세발낙지의 천국 갯벌
무안은 전국 최고의 낙지 생산지다. 이곳 해안은 게르마늄이 함유된 청정 갯벌로 약 220㎞에 달하고, 전국 최초로 지정된 갯벌습지 보전지역이다.
따라서 이곳의 세발낙지는 유난히 발이 가늘고 맛이 부드러워, 전국에서도 유명하다. 갓 잡은 세발낙지를 소금으로 여러번 문질러 끈적거리는 점액을 없앤 후, 초고추장에 발라 먹는 기절낙지는 맛이 천하일품이다.
다른 지역 낙지와는 다르게 갯벌색을 닮아 잿빛 윤기가 흐르고 부드러운 갯벌에서 자라 살이 여린 것이 특징이다. 게르마늄 갯벌의 영향으로 생명력이 끈질기고 향미가 좋다. 또한 육질이 부드러워 주로 산채로 젓가락에 감아 초장을 찍어 먹거나 잘게 잘라 기름장에 묻혀 먹기도 한다.
낙지잡는 방법도 남해안(여수, 장흥, 고흥)쪽은 통발 어업이 주류를 이루는 반면, 이곳은 주낙(줄낚시)이 주류를 이룬다. 연중 낙지가 가장 많이 잡히는 때는 음력 9월 15일(중구사리)을 전후 해서다. 낙지는 야행성이므로 그믐사리에는 어획량이 거의 없고 보름사리를 전후해 어획량이 많다.
버스터미널 뒤 골목으로 들어가면 싱싱하고 갓 잡은 갯벌낙지를 싼값에 맛볼 수가 있다. 이곳이 바로 ‘무안 낙지골목’인데, 수족관과 고무통에 세발낙지를 담아 놓고 여행객들에게 판매(낙지 1접·20마리 10만원) 한다.
■갯벌에 찾아오는 봄의 향기 감태
감태(가시파래)는 서남해안 갯벌에서 생산되는 해초로, 보통 녹색이나 연녹색을 띤다. 보통 길이가 10∼30㎝ 정도로 모양이나 크기가 매우 다양한데, 내만(內灣)과 민물의 유입으로 영양이 풍부하다. 또 오염되지 않은 청정갯벌에서만 서식하고 주로 12월에서 3월전까지 채취한다.
이 감태는 바닷물을 여러번 씻어낸 후 냉동 보관하며, 무기염류와 비타민이 풍부해 향과 맛이 독특하다. 주로 익혀 먹기보다는 생으로 무쳐 밑반찬으로 많이 요리된다.
특히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밑반찬으로 먹으면 입안에 가득 갯 내음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이와 비슷한 매생이는 엽체가 미세하고 부드럽다. 주로 김양식장 등에 서식하고 감태는 조수간만의 차가 많은 부드러운 갯벌에서 자란다. 또 파래는 엽체가 넓고 매생이나 감태보다 뻣뻣한데, 주로 바위 등에 많이 서식한다.
■무안의 별미 ‘짚불구이’
무안 사창리에서 맛볼 수 있는 짚불구이는 암퇘지의 삼겹살과 목살, 목등심을 얇게 썰어 석쇠에 깔고 볏짚을 지펴 고기를 구운 것이다.
볏짚 특유의 향이 고기에 스며들고 기름기가 제거돼 그 맛이 더욱 일품이다. 이와 함께 나오는 무안 특산품 양파김치와 갈아 만든 게장으로 싸먹는 상추쌈은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별미다.
볏짚 향과 어우러진 독특한 고기 맛이 여행객을 매료시킨다.
■도리포 숭어회
송석리 도리포에 들어서면 함해만의 넓은 바다와 멀리 바라보이는 함평군, 영광군의 조망은 마치 한 폭의 산수화와 같다.
도리포는 바다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칠산 앞바다에서 갓 잡은 생선회의 그 맛은 가히 예술이다. 이곳 생선회는 자연산으로 유명하며, 주말이면 광주 등지에서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특히 숭어는 몸이 둥글고 검으며, 눈이 작고 노란 빛을 띠고 있는데, 고소한 맛이 미각을 사로 잡는다.
이밖에도 명산 장어구이는 빼놓을 수 없는데, 이곳 갯벌에서 나는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돼, 스테미너식으로 인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허브소스와 허브향을 곁들인 이곳의 퓨전요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백련축제행사장에서 가까운 영산강 주변에 장어양식장과 장어구이집이 많이 모여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