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터치 슬라이딩 키보드
  
키보드는 아무리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QWERTY의 알바벳(혹은 한글), 숫자와 각종 기능 키가 각각 한 개씩을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쉬프트나 컨트롤, 알트키의 조합으로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이 키보드의 자판 이미 '타자기'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키보울(Keybowl)사는 종래의 이런 키보드의 개념이 아닌 새로운 키보드를 제안했다. 키보울사의 '오비터치 슬라이딩 키보드(orbiTouch sliding keyboard)'는 101 혹은 106개의 키가 아닌 단 두 개의 '손잡이'를 이용해 문자를 타이핑 하는 낯선 개념의 키보드다. 개발에만 10년이 걸렸고 이미 2000년 IEA/Liberty Mutual Prize in Ergonomics and Occupational Safety, 2003년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는 "Innovations" and "Best of Innovations" 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오비터치의 이 특이한 디자인은 각 키의 눌려지는 신호대신 각각 8 방향으로 움직이는 손잡이에 의해 어떤 신호를 내보낼지 결정하는 컨셉에서 시작된 것이다. 물리적인 손의 움직임을 각각의 캐릭터(문자)로 바꾸어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128키 키보드와 동일한 성능과 함께 3버튼 마우스의 기능까지도 가지고 있다고.  




실제로 키보울사는 이 제품을 이용해 타이핑 능력이 다른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고 한다. 조사결과, 타이핑 능력이 높은 사람이나 숙련된 타이피스트의 경우 기존의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약 50% 이상 능률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키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두 손잡이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자판조합을 새로 익혀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제조사의 홈페이지에는 익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와있지만 실제로 해보지 않고는 알수 없는 일이다.

사실 이 키보드의 장점은 '능률향상'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을 것 같다. 일반적인 형태의 키보드 때문에 생기는 각종 질병을 막을 수 있으며 손가락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이다. 또한, 책상에 발을 올려놓고, 머리로는 상상을 하며 손이 아닌 '발'로 컴퓨터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695$라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말이다.

※ 상기 이미지의 저작권은 키보울(Keybowl)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