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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짜리 진수성찬, 여기 서울 맞아?

조회 수 4982 추천 수 0 2011.12.14 15:23:07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67303&CMPT_CD=P0000
 
3000원짜리 진수성찬, 여기 서울 맞아?
[2011 지역투어-서울·경기·인천⑤] 을지로, 가리봉동, 남한산성의 착한 맛집
11.12.14 11:28 ㅣ최종 업데이트 11.12.14 11:53 icon_artman.gif 나영준 (nsdream) / 최육상 (run63) / 김준희 (thewho)

돈이 적거나 많은 사람의 일상생활은 분명 다르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잠자리까지. 그러나 살기 위해 위의 세 가지를 해야 한다는 대전제에선 벗어날 수 없다. 그 중 입는 옷의 유행이나 잠자리의 편의성은 들이는 가격에 비해 매우 큰 차이가 있진 않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복장들, 금으로 도배한 자리에서 눕는다고 숙면을 취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먹는 것은 다르다. 한 끼를 굶으면 기운이 없고, 두 끼를 거르면 해야 할 일을 못한다. 또 매일 같은 음식만으론 살기 힘들다. 시쳇말이 아닌 현실로 '짜장면이 아닌 짬뽕'도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5천 원으로 한 끼 밥을 사먹기 힘든 현실이 됐다. 고기가 건너간 어지간한 탕만 해도 출발이 6천 원 부터다. 주머니 속 만 원짜리 지폐가 무안해진다. 물론 기본 밥상이 아닌 한국인의 단골집 중화요리 가게도 마찬가지다.

 

가장 기본인 짜장면이 4천 원이면 고마운 가격. 곱빼기를 시키거나, 간짜장을 시키면 가격의 앞 숫자가 돌아간다. 짬뽕· 볶음밥· 잡채밥 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차림표 오른쪽으로 갈수록 가격은 비탈진 산길이 된다. 이것저것 맛보고 싶은 마음은 잠시 넣어둘 수밖에.

 

[3천원 맛집①] 추억을 되살려주는 2500원짜리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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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과 짜장면, 잡채밥을 시켜봤다. 모두 합해 9100원이다.
ⓒ 나영준
icon_tag.gif 방산분식

 

서울 을지로에 있는 방산시장은 수많은 서민이 하루해를 위해 부딪치고 땀을 흘리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 가면 긴 세월 동안 아주 미안해 가며, 조금씩 가격을 올리는 중화요리 집이 있다. 방산분식, '반점'이 아닌 '분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오후 3시쯤 찾은 방산시장 입구, 건물과 건물 사이에 가늘고 비좁게 자리잡은 가게. 허름하다. 영화 <고교얄개> 어느 장면에 쓰였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친절하게 내오는 물잔. '엽차'다. 진정한 기억 속 짜장면집은 생수도 자스민차도 아닌 엽차가 나와야 한다.

 

다음 둘러볼 것은 가격표, 물가압박을 견디지 못해 작년과 올해 '두 번씩이나' 올린 가격이다. 짜장면과 우동이 2500원, 곱빼기가 2800원이다. 짬뽕·간짜장·울면은 2800원, 곱빼기가 3000원. 밥 종류는 메뉴에 상관없이 3500원, 곱빼기가 4000원이다. 더 설명이 필요할까.

 

두 명이 앉아 다소 비싼(?) 걸 시켰다. 간짜장과 짬뽕, 잡채밥이다. 평소 양을 보기 위해 단 200원이면 추가할 수 있는 곱빼기를 사양했다. 참 빨리도 나온다. 돌아서는가 했더니, 음식을 가져온다. 성미 급한 이들에게 강추다.

 

그런데 양이 많다. 특히 밥은 정말 많이도 퍼줬다. 곱빼기를 시켰으면 큰일 날 뻔했다. 맛은 되도록 객관적으로 기록하겠다. 담백한 짬뽕은 요즘 말로 '소소(So-So)'하다. 풍부한 해물이나 궁극의 진한 맛을 기대하면 안 된다. 가격 대비 기본의 맛을 낸다.

 

둘이서 9100원어치 먹고, 소화제를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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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분식 차림표. 짜장면이 2500원, 곱빼기는 2800원으로 가격이 정말 착하다.
ⓒ 나영준
icon_tag.gif 방산분식

 

인상적인 건 짜장면. 자세히 살피니 기름을 적게 쓰고 단 맛이 빠졌다. 그야말로 옛날 짜장이다. 그러니 요즘 짜장처럼 입 안에 풍부하게 고이는 느낌은 적다. 그런데 오히려 돌아서자 그 맛이 생각난다. 속이 더부룩하지도 않다. 잡채밥은 고기가 빠졌지만, 이 가격에 서울 중심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한다. 물론 충분히 맛도 있다.

 

허겁지겁 퍼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려니 아쉽다. 바싹하게 볶아준다는 이 집의 대표 음식 볶음밥. 어지간하면 먹으려 했는데 동행한 이가 아침부터 굶었는데도, 더 이상 들어갈 구석이 없다며 만류한다. 실제 가게를 나와선 '한국인의 소화제 ○○○'을 나란히 사먹어야 했다.

 

이렇게 먹은 총 금액은 9100원. 이곳에선 과소비를 한 셈이다. 일어서는 순간까지 힘든 노동에 지친 이들이 늦은 점심인지, 간식인지 모를 식사를 위해 가게를 찾았다. 물끄러미 가격표를 바라보다, 가장 기본인 2500원짜리 짜장면을 시키는 대부분의 이들.

 

밥은 누구나 거쳐야 할 하루의 일과지만, 누구에게는 여유고 낭만이고 또 다른 어떤 이들에겐 힘들 현실을 확인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서울 방산시장을 지나다 추위만큼 배가 허하다면, 그릇 가득히 채워주는 인심을 만나러 그 곳으로 향해도 좋다.

 

[3천원 맛집②] 짜릿한 막걸리와 김치전을 3000원에 맛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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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동5거리 뒷골목에 위치한 파전집
ⓒ 최육상
icon_tag.gif 파전

 

비 오는 날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 아니, 굳이 비가 오지 않아도 날씨가 꾸물꾸물하거나 찬바람이 불면 먹고 싶어지는 것. 따뜻한 아랫목과 두터운 이불과도 잘 어울리는 것. 이 정도 설명으로 파전과 막걸리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한국 사람이 맞다.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먹을거리의 찰떡궁합, 파전과 막걸리를 먹기 위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5거리 뒷골목에 위치한 파전집을 찾았다. "평일 저녁도 아닌데… 늦게 왔으면 자리도 없을 뻔했네." 1년여 만에 찾아간 지난 4일 일요일 오후 6시 무렵, 파전집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실내 좌석은 이미 만원, 우리 일행은 비닐 천막으로 바람과 한기만 막아주는 바깥에 자리를 잡았다.

 

큼직한 생선전(사진에서 보이듯 정말 큼직하다)이 3개 1천원, 두툼한 김치전이 1개 2천원, 속이 꽉 차고 부드러운 동그랑땡이 6개 1천원, 막걸리 1통 2천원…. "야, 정말 싸기도 싸다." 우선 생선전 2천원 어치와 김치전 1개를 주문하고 막걸리를 잔에 채웠다. "크~, 싸기만한 게 아니라 맛도 끝내 주네." 이곳을 처음 와 본 지인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기가 그대로 전해지며 손과 발은 시렸다. 하지만 가슴을 타고 흐르는 막걸리는 짜릿했고, 입안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생선전은 묘한 행복감을 안겨 주었다. 단지 음식 값이 저렴하고 맛이 좋은 때문만은 아니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사람 좋은 넉넉한 웃음으로 마치 아들을 대하듯 반겨주는 것도 행복감을 더했다.

 

세상은 변했지만, 추억의 파전집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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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가리봉동5거리 뒷골목에 위치한 파전집. 동그랑땡과 생선전이 먹음직스럽다.
ⓒ 최육상
icon_tag.gif 파전

막걸리와 파전은 어린 시절, 시골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 논둑을 오가며 막걸리 심부름을 하던 기억. 그리고 어른들 몰래 막걸리를 홀짝이다 나도 모르게 개울물에 풍덩 빠졌던 기억은 막걸리를 행복함으로 연결시켜준다. 간식거리가 귀하던 그 때, 파전은 또 얼마나 맛있었던가. 그래서 막걸리와 파전은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다. 할머니의 정과 시골 논둑의 향수가 담겨 가슴과 머리로도 먹여야 하는 것이다.

 

파전집이 위치한 이곳은 오래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일구었던 공장 노동자들의 밀집 지역이었다. 흔히 '공돌이, 공순이'라며 비하되었던 스무 살 전후의 남녀 노동자들은 모르긴 해도 값싼 막걸리와 파전으로 하루하루 주린 배를 채우며 세상을 탓했을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서울의 지하철 구로공단역은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가리봉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 때 그 시절 굴뚝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도 디지털로 대변되는 첨단산업 노동자들로 모습이 바뀌었다. 음식도 그에 발맞춰 바뀌었고. 그러나 이곳 파전집은 18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흘린 주인아주머니의 땀방울로 아직 변하지 않았다.

 

일요일 저녁,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았다. 천막도 없는 바깥에 자리를 잡고서라도 파전과 막걸리를 먹겠다는 젊은 남녀와, 이른 시간 벌써 불콰하게 취기가 올랐지만 한 잔 더 하기 위해 발걸음을 놓은 어르신들 모습에서는 왠지 모르게 정감이 느껴졌다.

 

우리 일행 3명이 2시간 남짓 동안 먹은 것은 김치전 1개와 생선전 6개, 동그랑땡 12개 그리고 막걸리 5통. 가격은 모두 더해서 1만 6천원. 혼자 온다면 3천원만으로 막걸리 1통과 파전 1개를 먹을 수 있는 참 착한 가격이다. 첫 눈이 내리면 다시 찾아 사람 사는 정을 느껴봐야겠다.

 

[3천원 맛집③] 주머니 가벼운 등산객들의 친구, 3000원 칼국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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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아래 위치한 칼국수집. 가격이 정말 착하게도 3000원이다.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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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남한산성 입구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평일에도 남한산성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주말이면 그 숫자가 훨씬 더 많아진다. 남한산성 입구 주변 도로가 온통 주차장처럼 변해버릴 정도로. 산에 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하산 후에 마시는 한 잔 술의 시원함 또는 달콤함 때문일 것이다.

 

남한산성 아래에도 많은 식당과 술집들이 있다. 비싼 고기집과 횟집도 있고 주머니 가벼운 등산객들을 위한 저렴한 식당도 여럿 있다. 그중에서 나의 눈길을 잡아 끈 곳은 붉은색의 커다란 간판이 인상적인 칼국수집이었다. 그 간판에 적힌 '3000'이란 숫자가 더욱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요즘 세상에 3천 원으로 식당에서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더라. 분식집에서 파는 김밥이나 라면을 제외하고는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재래식시장에서 파는 순댓국도 3천 원 이상이고 짜장면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기특하게도 이 집에서는 짜장면도 3천 원에 팔고 있다.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이 칼국수집으로 들어섰다. 짜장면과 칼국수 중에서 무엇을 먹을까. 누군가와 같이 왔다면 각각 한 그릇씩 주문해서 함께 맛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혼자 밥먹으러 다니면 안 좋은 점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착한 가격의 식사와 안주가 있는 칼국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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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대가리와 멸치로 우려낸 육수가 깔끔한 맛을 냈다.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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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칼국수집에 왔으니까 대표메뉴를 먹는 게 도리겠지. 고향칼국수를 한 그릇 주문하고 메뉴판을 훑어보았더니 다른 메뉴들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막걸리는 한 병에 2천 원을 받는다. 등산을 끝내고 내려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시원한 막걸리일 텐데, 그런 점에서도 이 집은 등산객들에게 매력적이다.

 

"장사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칼국수를 2500원 받았는데 1년쯤 지나고 나서 3천 원으로 올렸어요."

 

사장님의 말이다. 이 근처에는 을지대학교가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학생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요즘 대학교 구내식당 밥값은 얼마나하는지 궁금해진다. 내가 대학교에 입학했던 1990년에는 근처 분식집의 김치찌개나 순두부찌개가 1500원이었다. 학교 구내식당의 가장 싼 메뉴인 국수나 우동은 300원이었고, 싼 술집에 가면 생맥주 500cc 한 잔을 500원에 마실 수 있었다. 그때 소주는 얼마였더라?

 

정말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칼국수가 나왔다. 저렴한 가격답게 칼국수의 '비주얼'도 화려하지는 않다. 호박과 파, 감자가 들어간 칼국수에 반찬은 작은 항아리에 담긴 김치 하나다. 양념장과 고추를 넣고 휘휘 저어서 국물부터 맛보았다.

 

명태대가리와 멸치로 우려낸 국물에 다대기를 넣었더니 칼칼하고 얼큰한 맛이 해장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칼국수를 먹으면서도 식탁에 놓인 메뉴판에 자꾸 눈길이 간다. 다음에 오면 짜장면을 먹어볼까. 아니야, 막걸리값도 저렴한데 막걸리에 파전이나 두부김치도 괜찮겠다. 물가는 오르는데 먹고싶은 음식은 많아서 걱정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칼국수집은 나같은 사람에게 정말 딱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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