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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한그릇 맛집

조회 수 2969 추천 수 0 2009.03.30 12:40:51

 

 

 

주소: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2가
       1529-19
전화:063-242-0036
영업시간:오전11시~저녁9시30분
휴무:추석, 설 명절
주차:식당옆 주차장


"처음 국물은 후루룩 마시고 시작하세요"
벽에 붙은 칠판에 그렇게 씌어있다. 갑자기 말잘듣는 얌전한 학생이 된듯한 자세로 '후루룩' 먼저 국물을 마셔본다.
"국물맛이 끝내줘요",라고 요란떨 필요도 없다.
마음속에서 혼자 흐뭇하게 느끼는 것으로 족한, 개운하고 담백한 맛이다.

세상 살아가는 일이 그러하듯, 맛에 있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단순함속에 깊음을 담는 것일 터. 전주 '이조국수'의 국물맛이 그렇다.

멋부리지 않았지만 단순하고 깊은 맛, 있잖은가.
'이조국수'의 국수는 온갖 고명으로 눈을 현혹시키지 않는다. 채썬 호박과 당근, 송송 잘게 썬 파가 전부다. 욕심없이 소박하고 정겨운 음식인 국수에 어울리게 그릇도 노란 양푼그릇이다.

식당안에 들어서면 "물이요? 비빔이요?"하는 질문을 먼저 받는다. 단골들은 들어서면서 벌써 "물 몇 개"하는 식으로 신고를 한다. 비빔보다는 물국수 손님이 더 많다.
아무래도 국물맛의 유혹때문. 국물을 내는 데는 3가지 멸치를 섞어쓴다. 굵은 다시멸치, 납작한 등피리멸치, 보통 멸치...이외 또 '비밀재료' 몇종이 추가된다. 무릇 음식맛 비결의 첫째는 좋은 재료를 고르는 데 있는 법. 무엇보다 좋은 멸치를 구하는 데 공력을 많이 들인다. 저녁에 식당일 끝나면 그다음날 쓸 국물을 만든다. 불 조절해가며 아침까지 끓인다. 그 시간이 13시간 정도. 금방 스르르 끓여내는 것보다 오래 끓이는 것이 맛나다.
국수는 보통소면보다 조금 더 가는 30수 세발면을 쓴다. 물끓을 때 국수를 넣고 삶다가 다시 끓기 시작하면 찬물 한바가지를 넣고 또 끓인다. 그 다음엔 불을 줄여가며 잠깐 뜸을 들인다. 간단한 요리같지만 한그릇의 국수가 나오기까지 이래저래 23가지 공정을 거친다.

개운한 맛과 건강을 위해 화학조미료는 넣지 않는다. 천연재료만 쓰는 게 이 집의 자랑이다.
주인의 고향인 전북 부안 상서에서 기른 콩으로 메주를 쒀서 간장과 된장을 만든다. 고추장도 집에서 직접 담근 것을 쓴다.
손님들 식탁에 내는 물은 위봉사 근처 약수산장에서 길어온 천연암반수이다.

더먹고 싶은 사람을 위해 채반에는 국수사리가 동그랗게 얹혀나온다. 한사람앞에 하나씩의 분량. 혼자 온 사람에게는 미리 두 개를 얹어 낸다. 왜?
여럿이 온 사람들이야 더 먹고 싶으면 "여기 추가요" 떠들썩하니 외칠 수도 있겠지만 혼자 온 사람은 더먹고 싶어도 쑥스러워서 더달라 못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이다.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 세심한 배려들이 이조국수의 맛을 만들고 있다.
국물도 원없이 갖다 먹으라 한다. 국물이든 사리든 '추가는 공짜'다.

도무지 장삿속이라곤 없는 것 같은 주인내외 김창영, 이순실씨.
맛있는 것은 기본이고 절대 비싸지 않게(그래서 2,000원이다), 깨끗하게(주방을 100% 노출시켰다), 국물이든 사리든 인심 팍팍...
주인내외의 특별한 고집은 이외에도 많다.
"맛의 보존을 위해 분점은 절대로 내지 않습니다"
"100년간 영업"
"2100년까지는 메뉴 고정"


식당간판에 재미있는 말이 씌어있다.
"가족간 많은 대화를 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가끔 여행을 하는 사람"은 무료라고.
분명 이들 주인내외는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일 게다.

그래서 이조국수를 나설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뒤의 즐거움과 더불어 '사람'을 만나고
돌아서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다.

메뉴(가격)
물국수, 비빔국수=2,000원

여기 입니다 저희 엄마도 드시고 싶다해서 겨우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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