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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글] 아버지를 팝니다.

조회 수 1683 추천 수 0 2004.11.18 21:00:45
아버지를 팝니다




어릴때 부모를 여읜 김과장은 집안이 없다.
고모도 없고, 숙부도 없다.
가까운 촌수라야 8촌 형님이 시골에 계시다는것만 알고있을 뿐.

서너해 전 초여름이었을게다.

모처럼의 연휴를 얻은때라서 아침을 먹고도 느긋하게 신문을 볼 여유가 생겼다.
이곳저곳 눈길을 옮기다 광고가 실린 지면으로 눈길이갔을때
김과장은 자기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문광고에는 아버지를 팝니다라는 내용이 실려있었다.

내용인즉 팔고자하는 아버지는 지금 노령이고 몸이 편치 않아서
단돈 10만원이면 더 이상 흥정없이 팔겠다고 적혀 있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 광고를 바라보고 혀를 끌끌차며
"이놈의 세상이 완전히 말세(末世)다" 라고 하는 이도 있었고
또 어떤쪽에서는 다 늙은 영감을 누가 사겠냐...하는 사람도 있었다.

...............

광고를 본 김과장이 그만 심각해져버렸다.

"아버지... !"  

누구보다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사무침이 뼛속까지 스며들던 김과장에게있어
그 사건은 차마 외면하지 못할 양심의 외침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분을 우리가 뫼시자...!"
마누라를 달래고 설득하기를 사흘.
지금껏 모시지않던 새 시아버지를 시봉한다는것이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그의 아내역시 천성은 어진 사람이었다.

뜻을 모은 이튿날 ㅡ.
부부는 목욕재계하고 마음을 모아려서는
신문에 난 집을 찾아 갔다.
그다지 멀지 않은곳에 위치한 소담한 집이었다.
겉으로보아서 잘 못 찾아왔나...? 싶을정도로 쪼들려뵈는 집은 아니었다.  

대문앞에서 몸매를 다시 가다듬은 부부는
초인종을 눌렀다.
꽃밭에서 물을 주고 있던 할아버지가 어떻게 왔냐고 물었다.

"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왔습니다."

김과장과 아내는 의구심이 가득했다.
이 할아버지는 아닐건데....?
뭐가 어찌된건지...?
그도 그럴것이 눈앞의 할아버지는
너무나 깨끗하고도 단정히 나이드신분이었기 때문이었다.

할아버지는 여유있는 웃음을 입가에 띄우며
집안으로 들어오라고하였다.
들어가서 보니 그곳은 아주 부잣집이었다.

"아버지를 파시겠다는 광고를 보고 왔는데요...."

다시 한 번 찾아 온 용무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것은
자기네들이 혹시라도 잘 못 찾아왔는지 확인하기 위함도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있어요.
아버지자리를 팔겠다는 그 사람은 내가 잘 아는 사람인데
그 양반.... 요새 몸이 좀 좋지 않아요.
그런데 한가지 물어 봅시다. 몸도 성찮은 그런 양반을 왜 사려그러시오...?"

김과장은  어릴 때 父母를 여의고
고아처럼 살다 결혼했기 때문에
부모 없는 설움이 늘 가슴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왕 내친걸음이라 "아버지"에 대한 가슴저린 한(恨)도 털어 놓고 싶었다.
이미 시작된 김과장의 아버지타령은 계속 이어져 갔다.

......아프다던가, 집안이 어렵지 않은 가정이라면
누가 아버지를 팔겠다고 광고를 냈겠느냐....

......넉넉하게 살고있지는 않지만
작은 가운데서도 아기자기하게 살아가고 있고,
우리 부부에게도 아버지를 모실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싶어서
이런 하늘이 주신 기회를 꼭 잡고 싶어서 달려왔다고 ......

길다싶으면서 짧은 이야기를 마치자
시선을 창밖으로 두셨던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 살 돈 10만원을 달라고 했다.

젊은 부부는 정성스럽게 가지런히 담은
흰 봉투하나를 할아버지에게 내밀었다.

할아버지는 돈 봉투를 받아들고 나서
"그 양반도 정리할 것이 있을테니
일주일 후에 다시 이곳을 오라"고 하였다.

.........

일주일 후.

김과장 내외는 다시 그 집을 찾았다.
기다리고 있던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이하면서
"어서 오게나 내 아들, 내 며느리야"하는것이 아닌가...?
팔겠다는 아버지는 다른사람이 아닌 바로 그 할아버지였다.

"사실 내가 너희에게 팔렸으니 응당 내가 너희들을 따라가야 하겠지만
그러지말고 너희가 이 집으로 너희들 식구를 데려 오너라"고 했다.

어안이 벙벙한 김과장 내외.
도무지 밑도끝도 알 수가 없다.

"양자(養子)를 데려오면 얼마든지 데려올 수 있지만,
요즈음 젊은이들이 돈만 알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그 말을 들은 김과장 부부는
"저희에게 아버지로 팔렸으면 저희를 따라 가셔야지요,
비록 저희들은 넉넉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집에는 사랑은 있습니다."라고 고집했다.

할아버지는 진정 흐뭇한 마음으로
"너희는 참으로 착한 사람들이다.
너희가 부모를 섬기러 왔으니 진정 내 자식들이다.
그러하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은 곧 너희 것이며
너희는 나로 인해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될 것이다.
이것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운 마음 때문에
복(福)을 불러들인 것이다."라고 하시며 기뻐하셨다.

할아버지는 새로생긴 자식내외(內外)의 큰절을 받았다.

새장속의 카나리아의 지저귐이 유난히 맑게 들리는 아침나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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